[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김혜자가 '여전히 찬란하게'로 전하고 싶은 마음을 친필 편지에 담아냈다. 건강상의 이유로 시사회에 나서지 못한 김혜자는 기억하지 못하면 잊히는 것도 마음에 품으면 남을 수 있다면서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는 21일 개봉되는 '여전히 찬란하게'는 내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한 단짝 친구를 60년 만에 다시 만난 순옥(김혜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혜자와 박서경, 최주은, 문성현, 차미경, 조성하 그리고 이세영이 출연했다.
!['여전히 찬란하게' 배우 김혜자가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4e8913821af85.jpg)
!['여전히 찬란하게' 배우 김혜자가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ffaf22c489032.jpg)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작품을 향한 뜨거운 호평이 이어진 가운데 김혜자는 친필 편지에 개봉 소감과 시사회 현장을 찾은 언론과 관객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다음은 김혜자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김혜자입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니 조금 떨리네요.
제가 오랜만에 영화를 했어요. 그리고 이렇게 영화를 보러 오신 기자 여러분 앞에 서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준비했어요.
작년 가을이었어요. 송일곤 감독에게서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편지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슬픈 역사잖아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 해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송일곤 감독님이 제게 보낸 편지의 마지막에 이런 말이 있어요.
"제가 바라는 것은 한 장면의 연기가 아니라, 한 인간의 존재가 시간 위에 남는 순간입니다."
오늘 여러분께도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잠시 후에 여러분이 만나게 될 두 소녀를, 그저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정말 잊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잊지 않고 마음에 품고 있으면, 아주 오래전의 작은 빛도 다시 우리를 비춰줄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오늘, 이 영화를 보시고 여러분의 마음에도 작은 빛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 빛이 기자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김혜자 드림.
/박진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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